참가후기

[어학연수자]UC Irvine 단기 어학연수 후기 (2005-12-01)

2014.04.18 강효형 Summer Session
저는 이번 여름 방학에 UC Irvine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제 스스로 생각해 볼 때, 준비를 너무 소홀히 해서 손해를 본

점이 좀 많은 것 같고, 거기서도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많았습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서는 출발 전에 준비를 잘 하셔서 부디 즐겁게

즐기시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우선 저는 UC Irvine을 택하게 된 것부터 잘못된 선택이었던 거 같습니다. 왜냐면 중간에 좀 사정이 생겨서 우리 학교에서 그리로

가는 사람은 저 혼자 밖에 남지 않게 되었거든요. 혼자서도 물론 얼마든지 재밌게 지낼 수 있고 그걸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제 경우는 좀

힘들었습니다.

UC계열은 – 어학연수이기 때문에 – 어디를 가든지 드는 비용이나 학생들의 구성, 수업의 내용 같은 것이 비슷하기 때문에, UC계열의

학교를 선택하실 때 혼자서만 따로 떨어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좀 이름난 곳은 여름 방학 기간에는 어디를 가든 한국학생이 전체 인원의

절반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다른 이유가 없으면 다른 사람들도 많이 가는 곳에 그냥 같이 가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이름 없는

학교나 캐나다 쪽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둘째로 항공권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수기인데다가 워낙 사람이 많아서 항공료에 눈물 흘리실 수 있습니다.

제가 갈 때는 5월 초부터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직항 밖에 구하지 못해서 170만원을 항공료로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느 분이 참

뿌듯하시겠다고 놀리던데 가슴이 쓰라렸습니다. 보통은 외국항공사에서 환승을 구하든지 하여 110만~130만 원정도이고 더 싸게 구한 사람도

많습니다. 어느 학교로 간다고 결정한 순간 바로 알아보시기 시작하셔도 빠른 게 아닌 거 같습니다.

준비과정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유학원의 도움을 받으면 더 준비하시기 수월합니다. 저는 아틀라스유학원에서 도움을 받아서 준비를

했습니다. 그곳 학교에 대신 등록을 하고 해주는 데 따로 수수료를 받지는 않습니다. 미국 비자를 받기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 학교 어학연수의 경우

학교에서 scholarship letter를 주고 보증하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거부당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비자를 받는 과정은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굳이 수수료를 주고 서류 작성을 의뢰하거나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뷰를 하려면 어학연수를 가려는 학교에서 입학허가서를

받고 미국대사관에 인터뷰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예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비자도 일찍부터 준비하셔야 합니다. 저는 비자를 최종적으로 받은 게 5월 중순이었습니다.

좀 오래 지낼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다른 이유가 없다면 홈스테이를 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대학교 기숙사나 아파트가 자유로운 점도

있지만 겨우 4~5주를 지내는데 혼자서 밥해먹고 하려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다갑니다. 게다가 홈스테이보다 기숙사나 아파트가 100달러 정도 더

비쌉니다. 물론 그 곳 대학교에 어학연수 온 학생들을 위한 사무실이 있긴 하지만 정말 자기 일처럼 신경 써서 챙겨 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힘듭니다.

저는 아파트에 살았는데 4주 동안 신용카드가 없어서 세탁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사무실에는 아무리 물어봐도 건성건성 일뿐이었습니다.

처음에 갔을 때고 방이 배정되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들 방에 3일을 묵게 하더군요. 주변에 먹을 거 사먹을 데가 어디 있는지, 학교 가는 버스

어디서 타는지도 가르쳐주지 도 모르는데 혼자서 방에 있자니 캄캄하더군요. 여담이지만 사무실에서는 제가 입국하는 날까지 제가 사는 방에 몇 명이

사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모르는 곳에서 짧은 기간을 보내다 오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돌봐줄 사람이 있는 편이 여러모로 나은 것

같습니다.

미국 서부의 대중교통은 열악한 편입니다. 버스 노선도 적은데다가 버스가 많아야 1시간에 1대이고 게다가 그것마저도 일찍 끊기기 때문에

버스 타고 어디 놀러 다니기는 힘듭니다. 당연히 걸어서는 어디 못 다닙니다. 국제운전면허증 만드셔서 마음 맞는 사람끼리 렌트카를 빌려서 놀러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간 Irvine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안전한 곳이어서 어두울 때까지도 혼자서 돌아다니는데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래도 국내가 아니므로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늦게까지 다니는 건 위험합니다. 출국하시기 전에 여행 가이드북

하나정도는 가지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업은 시험을 봐서 레벨을 나누어 수준별로 수업을 합니다. 우리 학교에서 하는 영어 회화 수업과 비슷하거나 더 수준이 낮을 수 있지만,

역시 외국 학생과 대화할 수 있고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워낙 한국인이 많고 실력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인만 있는 반에

들어갈 수 도 있습니다. 단기 어학연수로는 영어 실력이 크게 는다는 것은 기대하시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해외로 나가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할 기회가 있다는 뿐입니다. 물론 그마저도 처음에는 어렵지만, 실제로 거기 가서 영어가 잘 안 되서 말이 안통하지는 않습니다. 주의

깊게 집중하면 다 알아들을 수 있고 발음이 좀 나빠도 여러 번 이야기 하면 다 알아듣습니다. 워낙 외국학생이 자주 와서 단어 하나만 말해도 다

알아듣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로 가시는 것이 한국학생을 적게 볼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UC계열학교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다녀와서 제가 사용한 경비를 총합해 보니 수업료와 기숙사 비를 해서 대략 240만 원, 항공료가 170만원에 생활비가 80만 원

정도였습니다. 수업료도 비싼데다, 학교 지원금 200만원이 거의 항공료가 다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항공권 일찍

예약하세요. 여러 명이서 단체로 예약하시면 더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짐 싸실 때는 되도록이면 짐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옷도 보통은 세탁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가져갈 필요도 없고 수건 같은 것도 쓰라고 주는 거 있기 때문에 괜히 많이 가져가서 짐만 늘릴 필요 없습니다. 출국

준비를 하시다 보면 이것저것 신경 쓰실 것도 많고 불안하기도 하고 해서 압박을 많이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도착해서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보내시려면 역시 떠나시기 전에 준비를 잘 하셔야 합니다. 다른 무슨 일이든지 그렇지만 학교에서 지원을 받는다 해도 비용도 만만치 않고, 다시

잡기 어려운 기회이기 때문에, 가실 때 준비 잘 하셔서 후회가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