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2014.04.11 조우종 해외단기유학
UC Berkeley 단기유학 후기

 

화학과 06 조우종

 

  저는 2008년 2학기에 UC Berkeley로 단기유학을 한 학기 동안 다녀왔습니다. 후배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아래 글을 작성합니다.

 

1. 준비단계 

 

  3월 초에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여 UC Berkeley에 보내니 6월 정도에 I-20 서류가 발급되었습니다. 이에 항공권을 예약한 후 미국 대사관에 가서 VISA를 발급받았습니다. VISA 발급 심사에서 영사가 영어로 질문할까 대단히 긴장하였는데, 실제로는 서류만 보고 도장을 찍어주었습니다. (대신 그러한 질문은 미국 입국심사장에서 받았습니다.) 겨울학기를 수강할 계획이 있다면, 귀국날짜를 정할 때에 반드시 학사력을 참조하여 개강일 이전에 귀국하는 것이 확실하도록 하십시오. 저는 JAL로 8월 18일 출국/12월 22일 귀국하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미국에서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이는 I-house 거주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I-house는 UCB 본(本) 캠퍼스 외곽의 기숙사로, 비용이 비싸지만 그에 상응하는 혜택(학교에 가깝다든가, 친구들을 많이 만들 수 있다든가 etc.)이 많으므로 추천할 만합니다. 저는 ‘craigslist’라는 검색 사이트에서 방을 구하려고 했는데 4개월만 임대를 해주겠다는 집이 거의 없어서 정말 난감했습니다. 결국 미국 입국 뒤 1주일 동안 살 집을 일단 마련해두고 현지에서 검색을 계속한 끝에 살 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집 찾는 것은 일찍 할수록 쉽다는 사실을 유념하십시오. 주거에 관한 나머지 이야기는 생활편에서 다시 기술하겠습니다.

 

2. 학업 관련 

 

  3월에 국제교류팀에서 Class list를 우리에게 요청하였습니다. 이는 지원서의 일부인 ‘UCB 교직원의 추천서’를 받기 위함으로 실제 수강신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어떤 강의가 열리는지 알아보려면 http://schedule.berkeley.edu 에 접속하여 검색하면 됩니다. 저 역시 여기에 기초하여 희망하는 class list를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class list에서 한 과목(고급양자역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을 바꿨습니다. 이는 concurrent enrollment 학생으로서 우리는 수강신청에서 가장 낮은 우선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은 다음에 나열한 5가지입니다:   

 

1) Advanced Quantum Mechanics         (Chem221A, 3 units)   

2) Thermodynamics and Statistical Mechanics        (Chem220A, 3 units)   

3) Nuclear Chemistry        (Chem143, 2 units)   

4) Analytical Mechanics        (Phys105, 4 units)   

5) Beginning Finnish        (Scandinavian2A, 4 units)                                                   

 

총 16학점

 

첫째 과목은 고급양자역학으로, 물리화학 전공의 대학원생들을 위한 과목입니다. 화학과에서 물리화학I을 수강하였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의 수업입니다. 뒷부분은 계산화학 내용이 나와서 약간 어려워집니다.

 

둘째 과목은 통계역학으로 역시 물리화학 분과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기초부터 아주 자세히 가르쳐주어서 정말 유익하였습니다. Ising model에 관한 프로그래밍 과제도 나와서 CS101을 복습할 기회도 가졌습니다.

 

셋째 과목은 핵화학으로, 원자핵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semi-quantitative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2학점밖에 되지 않지만, 공부할 분량은 많습니다.

 

넷째는 해석역학으로, 본교의 ‘역학’과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UCB에서는 물리학과 3, 4학년이 수강하는 과목입니다.

 

다섯째는 초급 핀란드어로, 창의적이고 다각적인 언어 교육의 살아있는 예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수업을 통해 UCB의 학내 신문인 ‘Daily Californian’에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외국어 습득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이 과목에 도전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UCB에는 본교의 e-class와 비슷한 개념으로 bSpace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여기에 대한 접근권은 강의료를 모두 지불한 후에 강의교수 및 학과장 승인이 완료되어야 생깁니다. 이에 저는 학기 초에 bSpace를 통해 공지되는 problem set들을 얻지 못해 e-mail을 쓰기도 하고, 심지어는 제출기한을 하루 앞두고 직접 교수님 사무실에 찾아가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도 모두들 외국인인 저를 도와주셔서 첫 몇 주를 큰 문제없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과목이 bSpace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 자신이 수강하는 과목 중 bSpace가 생성되지 않는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업 방식은 한국과 동일하게 교수님이 앞에서 설명하고 학생들이 듣는 방식입니다. 다만, 한국과 약간 다른 것이 있다면, 교수님들이 판서를 정돈된 모양으로 준비해오셔서 학생들이 따라 적기만 하여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Discussion session이 각 과목마다 배정되어있는데, 여기서는 조교와 함께 숙제문제 풀이라든지 복습 등을 합니다. 실제 ‘discussion’은 제가 듣는 과목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공부를 혼자 했기에 discussion session은 정말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quiz를 보는 경우가 아니면 참석이 의무적이지는 않습니다.

 

   시험은 보통 3번으로, 두 번의 mid-term과 한 번의 final으로 구성됩니다. Mid-term들은 보통 in-class라서 정규 수업시간만큼 시험을 봅니다. 즉, 50분짜리 수업의 경우에는 진짜로 50분 지나면 답안지를 걷어갑니다. 본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유형의 시험이기에 시간 안배를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Final은 보통 3시간으로, 기말고사 일정은 학기가 시작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역시 schedule.berkeley.edu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험문제의 난이도는 한국에서보다 많이 쉬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계역학 과목에서는 매 시험 하루 전에 시험에서 다루어질 주제를 미리 공개하기도 하였습니다.   공부는 성실히 하시기만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미국 생활 

 

  San Francisco 공항에 도착하여 임시 숙소까지 BART(Bay Area Rapid Transit)를 타고 갔습니다. BART는 일종의 전철로, 그 일대의 주요 지역들 사이를 운행합니다. 출국 전에 미리 http://www.bart.gov 에서 공항에서 Berkeley까지 가는 노선을 메모해놓았으며, 이에 어려움 없이 숙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임시 숙소는 YMCA Hotel이었습니다.   여기서 계속 살 곳을 검색한 결과, Telegraph Ave와 Channing way 교점에 놓인 Telegraph Commons라는 곳을 알게 되어 계약을 맺었습니다. 여기는 사설 기숙사로, UCB 학생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시설도 나쁘지 않고, 가격($600/month + $200 deposit)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도 원래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는데, 우리가 외국인인 점을 감안하여 특별히 4개월 계약을 승낙하였습니다. Telegraph Commons는 학교로부터 2블록밖에 떨어져있지 않으며, 또한 바로 옆에 저렴한 중국음식점도 있으므로 학생으로서 살기에 좋다고 봅니다.   어딘가 갈 일이 있으면, 항상 google map을 이용하였습니다. 집으로부터 가까우면 약도를 간단히 메모하여 걸어갔으며, 멀면 ac transit이라는 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이 버스의 운행 시간표는 www.actransit.org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후가 되면 시간표보다 20분쯤 늦은 시간에 버스가 도착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택시를 타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기에($1.5) 추천할 만합니다. 1번 버스를 타고 24th street까지 가면 큰 한국인 가게가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랍니다. San Francisco까지 간다면 BART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Berkeley의 기후는 대체로 견딜 만합니다. 8월부터 10월 정도까지는 건조한 기후가 지속됩니다. 기온은 일반적인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다고 봅니다. 그러다가 11월 중순이 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여 1달 이상 지속됩니다. 떠나기 전날에도 비가 왔습니다. 이에 우산을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갈 필요는 없고, 비가 온다 싶으면 싼 우산을 하나 구매하여 떠날 때쯤 부서지도록 하면 됩니다. 여기도 겨울은 추우므로 두꺼운 옷을 한 벌 정도는 가져오시는 게 좋습니다.

 

4. 맺음말 

 

  Berkeley에서 한 학기 동안의 과정을 마치고 돌아와야 할 시기가 되었을 때, 본국으로 간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한 학기 더 있을걸’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는 상기(上記)한대로 UCB는 저에게 POSTECH에서 할 수 없는 여러 경험들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아쉬운 점이 있다면 extracurricular activity에 거의 참여하지 못한 점입니다. 주말은 숙제문제를 풀다 보면 다 가버렸기 때문에 생활 자체는 POSTECH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둘 사이의 조화를 잘 맞추어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하실 수 있기 바랍니다.